728x90

토지 읽기 도전 20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2편/ 8장 행패(김평산 vs. 막딸네)


얼굴빛이 달라진 평산은 몸을 돌렸다.

“어딜 가시오?”

평산은 대꾸 없이 천천히 발을 떼놓았다.

‘목을 쳐 죽일 년!’

걸쳐서 하는 말과 직통으로 하는 말의 차이를 평산은 똑똑히 구별한다. 어느 놈이 했느냐 하며 별의별 욕설을 퍼부었을 때는 오불관언이지만 네놈이 도둑이다 했다면 가만있을 수 없다.

‘사지를 찢어 죽일 년!’

자식과 마누라를 거쳐서 온 모욕이었기에―콩밭에서 콩을 훔치고 안 훔친 그것은 문제 밖이다―권위의식은 한층 도도해졌던 것이다. 무슨 짓을 했든지 면대하여 따졌다면 그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양반과 상놈 사이에 시비는 성립될 수 없다. 응징이 있을 뿐이다.

토지 2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막딸네의 오해가 함안댁이 큰 아들 거복이를 체벌하고, 이를 본 평산이 모욕을 느껴 막딸네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함.

비록 양반 출신이라 하지만 대화로 풀어갈 일이지.
왜 폭력을 행사하는가?

과부로 사는 막딸네의 설움과 궁핍함과 오해가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야기함.
물론 남의 집 먹거리를 훔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칠성의 아내 임이네도 양심의 가책은 느끼고 있겠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