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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 공화국 화폐 분실 사건

  우리 반의 한 여학생이 아침부터 자신의 어린이 공화국 화폐 보관함이 사라졌다며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잘 찾아보고 기다려 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화폐 분실하거나 잃어버린 것은 자신의 책임이 더 크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먼저 그 아이의 슬픈 감정에 공감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되려 야단치듯이 매정하게 책임추궁을 했던 내 모습을 반성해 본다.


< 강대국 공화국 기획재정부의 마을화폐 보관함 >


  이후에 그 여학생이 기쁜 표정으로 다시 다가와 종이 재활용 상자에서 자신의 '어린이 공화국 화폐'를 찾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화폐 일부가 없어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잘 됐다며 다음부터는 잘 챙기도록 하자며 또 다시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에니어그램 성격유형 4번이었던 그 여학생이 느끼기에 얼마나 서운했을까 생각하니 또 다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진다.


  이 일로 인해 5교시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 전체 앞에서 공지를 하였다. '어린이 공화국 화폐'의 분실에 대한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으니 각별히 잘 챙기라고 말하였다. 혹시라도 화폐가 없어지면 자신도 속상하고, 친구들을 의심하게 되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되니 자신의 것을 잘 챙기도록 말해주었다. 



2. 손 안에 가득한 세균들


  이틀 전에 과학수업 시간에 손 세균 번식에 대해 실험설계 후 어제 오늘 그 결과를 관찰하였다. 모둠별로 조건을 달리해서 실험을 하였는데, 그 결과를 관찰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살아있었다.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여 그 손 안에 있던 세균이 번식한 장면을 목격하니 실감이 나는가 보다.


  1조의 한 남학생은 교실 운동장 쪽 창틀에 자신의 손을 훔친 후 핸드 플레이트에 10초간 찍은 후 이틀 후에 관찰한 장면을 보며 얼굴 표정을 매우 많이 찡그리며 깜작 놀라했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세균이 보였기 때문이다. 현미경으로 관찰하지 않고 맨 눈으로 보아도 한 번에 관찰되는 무수한 세균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조의 경우 교실 바닥을 손으로 훔친 후 핸드 플레이트에 10초간 손을 찍은 결과 손에 있던 세균들이 번식한 모습이다. 한편 2조의 다른 학생은 별도로 무엇을 묻히지 않고 화장실 비누칠을 하여 1분간 물로 손을 씻은 후 핸드 플레이트에 자신의 손을 10초간 찍은 장면이다. 



  3조의 경우 한 여학생이 쓰레기통 입구 안 쪽을 손으로 훔친 후 핸드 플레이트에 10초간 찍은 후 번식한 세균의 모습이며, 3조의 다른 여학생은 손세정제로 1분간 손을 닦은 후 10초간 핸드 플레이트에 손을 찍은 모습이다.



  4조의 경우 한 여학생이 핸드폰을 만진 후 10초간 핸드 플레이트에 손을 찍었는데 별다른 모양이 관찰되지 않았다. 오히려 물로만 1분간 싯은 손에서 더 많은 세균이 관찰되었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실험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것이다. 


  모든 모둠에서 나온 관찰 결과 학생들은 '교실 바닥, 칠판, 교실 밖 창틀, 핸드폰, 쓰레기통'을 만진 손에는 엄청난 세균이 번식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물이나 손세정제, 비누 등을 이용하여 손을 깨끗이 씻었다고 자부했던 손에도 세균이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이 실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아이들은 더욱 깨끗이 손을 씻어야겠다고 고백하였다. 평상시 그렇게 손을 씻으라고 이야기했어도 몇 초 동안 물만 묻히고 교실로 들어오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구나라는 장면에 오감을 사용한 배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3. 평화로운 학급을 위한 써클회의


  언젠가 페이스북의 한 선생님의 '써클회의'장면과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아이들과 함께 '써클회의'를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책도 사보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교실 현장에서 한번도 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도 '써클회의'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목적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과 같은 공간 속에서 서로 둥글게 앉아서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오늘 드디어 '써클회의'를 시도해 보았다.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부터 함께 풀어갈까 고민을 하다가 처음이니까 가벼운 질문부터 돌아가면서 나누어보아야겠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이들에게는 '써클회의'는 우리 학급이 더욱 평화롭고 즐거운 학급이 되기 위해서 선생님을 포함해 우리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두 함께 나누고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안내를 하며 시작하였다.


  마침 교실에 '장난감 마이크'가 있어서 그것을 손에 들고 인터뷰 형식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번째 인터뷰 질문은 '우리 1반의 자랑거리 세 가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니?'였다. 아이들에게 1분간 생각할 시간을 주며 중복된 답변을 해도 된다고 하며 답변을 들어보았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들을 하였다.

  - "우리 반은 단어카드와 마인드맵을 잘해요"

  - "우리 반은 체육/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해요"

  - "우리 반은 요리를 잘 하고, 음식을 잘 먹어요"

  - "우리 반은 수업시간에도 잘 놀고 활발해요"


  두번째 질문은 '2015년 3월 첫날부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사건 두 가지는 무엇이니?'였다. 이 질문에 아이들은 '장난감 마이크'를 서로 돌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기 시작하였다.

  - "선생님의 생신을 축하해드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아이들의 입에서 이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담임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가장 큰 사건이었나보다. 나 또한 제자들이 나의 태어난 날을 기억해서 축하해주었던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도 나를 사랑해주고 있구나라는 것을 생각하니 지금도 감격스럽다. 아이들 때문에 힘들 때가 많지만 역시 아이들 때문에 행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을 보니, 나는 천상 선생님인가보다^^)


  - "핸드볼 교육감기 대회 우승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우리반에 아침활동, 드림타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활동 시간 마다 핸드볼과 소프트볼을 열심히 연습하던 사춘기 의리파 소녀의 고백이다. 정말 힘들지만 열심히 훈련을 하더니 좋은 결과를 얻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작은 성취감들의 경험이 너무나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 "3월 첫 만남 때, 선생님께서 색연필 예화를 들려주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의외로 3월 첫 만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첫날 첫만남 때, 들려주었던 '색연필'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그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고백하는 아이들이 몇 명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담임교사의 교육철학을 예화에 담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 것인지 절감하게 되었다. 우리 반에는 3월 첫 날 이후로 교실 칠판 위에 아직도 색연필이 놓여져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그 색연필을 보면서 은연 중에 서로가 다르지만 함께 모여서 그림을 그려나가듯이 힘을 합치면 아름답고 찬란한 그림으로 탄생한다는 것을 머리와 가슴으로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 "1학기 때 교실 속 마을활동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우리 학교 체육관에서 '담(배)알(콜)약(물)' 예방교육연극 관람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선생님도 너희들이 선생님의 생일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해서 축하해 주었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란다."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얼마남지 않은 6학년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였다. 이 질문에 대해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답변을 하였다.


  - "하루 종일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 "OO체육공원에 가서 신나게 축구를 하고 싶어요"

  - "공부 안 하고 체육만 하루 종일 하고 싶어요"

  - "우리 반 친구들끼리 다 같이 놀러 가고 싶어요"


  역시 아이들은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어른들도 놀고 먹고 쉬는 것을 좋아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래 얼마남지 않은 시간들 속에서 실컷 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서 기억에 남을만한 놀이를 하자.


  나도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바람을 말하고 난 후 한 마디 하였다. 


"선생님의 바람은 너희들이 다치지 말고 아프지도 말고, 남은 시간동안 건강하게 교실에 즐겁게 등교하여 함께 하는 것이란다."


"그럼, 이것으로 오늘의 써클회의를 마치고 다음 주 금요일 마지막 시간에도 써클회의를 오늘과 같이 할텐데, 미리 주제를 주도록 하지요! 그것은 바로 '선생님을 웃겨라!'입니다. 다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씩 준비해오기. 알겠지?"


  벌써부터 다음 주 써클회의가 기대가 된다. 아이들은 오늘의 써클회의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을지도 궁금하다. 이 써클회의를 통해 잠시나마 우리가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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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50831 어린이 공화국

대통령 임명장 수여식

 

1. 강대국 공화국 대통령 임명장 수여

오늘 아침조회 시간에 학급임원 임명장 수여식을 하였다. 어린이 공화국 '강대국'의 학급회장으로 선출된 강*준 학생이 대통령으로 임명되어 임명장을 수여하였다.

학년별 제1반이 대표 시상이라 우리 반 회장 및 부회장이 방송조회에서 대표로 임명장을 받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2. 과학 수업 시간

지난 시간 '폭신폭신한 빵 만들기'에 이어서 버섯, 곰팡이, 효모와 같은 균의 특징과 환경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론 수업 차원에서 학생들이 직접 교과서를 1회 읽게 한 후에 간단하게 마인드맵으로 정리 이야기해준 다음에 과학실로 내려갔다.


역시 아이들은 오감을 이용하여 실험하는 것을 즐겨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3. 시스템 본격 가동 첫날

 

  그렇게 강요하며 아침에 지각하지 말고 일찍오라고 하고, 숙제는 제때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하고, 서로 욕하지 말라고 해도 담임교사의 말을 듣지 않던 아이들이 스스로 학급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자극제가 되어 아이들의 행동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역시 모든 일들은 자신이 스스로 마음이 동하여 움직여야 깊이와 지속성을 더할 수 있음을 아이들의 반응을 통해 배운다. 동기부여자, 조력자로서 열심히 아이들을 격려해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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