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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 도전 20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2편/ 8장 행패(김평산 vs. 막딸네)


얼굴빛이 달라진 평산은 몸을 돌렸다.

“어딜 가시오?”

평산은 대꾸 없이 천천히 발을 떼놓았다.

‘목을 쳐 죽일 년!’

걸쳐서 하는 말과 직통으로 하는 말의 차이를 평산은 똑똑히 구별한다. 어느 놈이 했느냐 하며 별의별 욕설을 퍼부었을 때는 오불관언이지만 네놈이 도둑이다 했다면 가만있을 수 없다.

‘사지를 찢어 죽일 년!’

자식과 마누라를 거쳐서 온 모욕이었기에―콩밭에서 콩을 훔치고 안 훔친 그것은 문제 밖이다―권위의식은 한층 도도해졌던 것이다. 무슨 짓을 했든지 면대하여 따졌다면 그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양반과 상놈 사이에 시비는 성립될 수 없다. 응징이 있을 뿐이다.

토지 2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막딸네의 오해가 함안댁이 큰 아들 거복이를 체벌하고, 이를 본 평산이 모욕을 느껴 막딸네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함.

비록 양반 출신이라 하지만 대화로 풀어갈 일이지.
왜 폭력을 행사하는가?

과부로 사는 막딸네의 설움과 궁핍함과 오해가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야기함.
물론 남의 집 먹거리를 훔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칠성의 아내 임이네도 양심의 가책은 느끼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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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 도전 12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1권/ 19장 사자

엽총을 구입하는 데 부족하지 않게, 거기다 곤궁한 집안 형편을 감안하여 적잖은 금액을 받아낸 조준구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으며 나귀를 타고 답답하기만 했던 마을을 빠져나갔다.

(중략)

김서방은 급히 나간다.

‘강포수는 와 찾으시까. ’

조준구가 엽총을 구하려고 서울 올라간, 그 내력을 모르는 김서방은 지리산에 구천이가 있다는 마을의 소문이 마음에 께름했다.

‘설마…… 그거는 그렇고 망나니 겉은 그 인사를 불러다가 우짜실라 카는지, 나도 양반입네 하믄서 고분고분하지도 않을 기고, 나으리는 나으리대로 성미에 하인 다루듯 하실 기고 시끄럽게 되지나 않을란가 모르겄네. ’

평산의 집에 내려갔으나 집은 비어 있었다.

토지 1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최치수의 심부름을 받은 조준구, 김서방
엽총을 구하러 떠난 조준구
김평산을 찾아 떠난 김서방
강포수를 찾아 떠나는 김평산
최치수의 한 마디에 움직이는 사람들

최치수는 무슨 생각으로 이들을 떠나 보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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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 도전 11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1권/ 18장 유혹

“이 넓은 들판은 다 누구 거더라?”

평산이 히죽히죽 웃으며 물었다.

“최참판네 땅 아니오.”

칠성이도 히죽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이중에서 절반만 가졌음 쓰겠나?”

“야?”

“왜, 안 갖고 싶은가?”

“마음대로 된다믄야 갖고 싶지 않을 사램이 어디 있겄소.”

“흠…… 사람의 욕심이란 한량이 없지.”

평산은 꺽쉰 목청으로 헛웃음을 웃는다. 칠성이는 손가락이 잘려진 쪽의 손바닥으로 얼굴을 문지르는데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토지 1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칠성이를 유혹하는 김평산
본래 자신의 것도 아닌 것을 자신의 것인양 욕심을 내니
자신을 속이고 사람들을 꾀어서 악한 짓을 하려 한다.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평산과 칠성 인물들을 보며
내 안의 거짓된 욕심을 발견한다.
있는 것 그대로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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