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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 도전 19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2편/ 7장 암시(잔인한 보복)

‘벌레 같은 놈들! 네놈들이 세상을 삐뚜룸하게 보면 어쩔 테냐? 시궁창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썩어 없어질 놈들이.’

조준구는 마음을 돌이켰다.

그러나 한조에 대한 이때의 미움은 후일 잔인한 보복을 낳게 되리라는 것은 조준구 자신도 예측치 못하였다.

토지 2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조준구와 한조는 서로 어떻게 얽히게 될까?
조준구도 예측 못한 보복 사건의 전개는?


“왜 몰랐겠소. 사내 오기도 있고, 그래 첩을 두게 되었는데 그 계집이 요사하고 간악했던 모양이오.”

“흔히 그렇지요.”

“살림은 탐이 나고 이미 딴 사내를 보고 난 계집은 본댁과 달라 사내한테서 자손 바라기 어려움을 깨달은 모양이오.”

“하하아…….”

“결국 다른 사내를 보아 애를 밴 계집은 남편을 살해했지요.”

“저런!”

“흔히 있는 얘길 게요.”

“아, 그래 그러고도 천벌을 받지 않고 무사했더란 말씀이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오. 지나치게 조상을 숭배하기 때문에 생기는 범죄지요. 무후한 것을 대죄라 생각하는 풍습도 달라져야 할 게고,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 귀신이 더 판을 치는 그따위 풍습도 없어지지 않고는, 서학 하는 사람들을 학살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사당을 없이했다는 데 원인이 있고, 나라 자체가 그따위 고루한 것에 사로잡혀 있었으니 뭐가 되겠소.”

조준구는 평소 즐겨하는 식으로 시국 얘기며 나라 형편을 지루하게 논하는 것이었으나 그것은 거의 건성인 듯싶었다.

평산은 긴장한 눈초리로 준구의 입매를 지켜보고 있었다.

겉으로는 상대편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조준구의 심중을 헤아려보려고 평산은 신경의 날을 세우고 사방에다 촉수를 펴며 더듬는 것이었다.

‘이자가 냄새를 맡고 하는 얘길까? 우연히 한 말일까? 냄새를 맡았다면 그렇게 하라는 뜻인가? 음, 그럴 리 없지. 남의 심중을 알 턱이 있나, 일을 저지른 것도 아니구. 음, 결국 다른 사내를 보아 애를 밴 계집은 남편을 살해했다구?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라구?’

백성들이 눈을 떠야, 어리석은 자들. 무당이 판을 치고 개인 문제에 불과한 선영봉사를 조정에서 왈가왈부하고 있으니.”

토지 2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조준구는 김평산의 계략을 눈치채고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김평산의 심정은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 조준구

몰락양반의 후예로 최치수의 재종형. 작가가 지적한『토지』에서의 가장 속악한 인물이다. 기질적으로 간교하고 음험하며 교만하다. 먼 친척인 최참판가에 유하면서 김평산에게 최치수의 살해를 넌지시 암시하여 최치수 살해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윤씨부인마저 죽자 손쉽게 재산을 차지한다.

토지 2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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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 도전 12일차/ 박경리의 토지 1부 1권/ 19장 사자

엽총을 구입하는 데 부족하지 않게, 거기다 곤궁한 집안 형편을 감안하여 적잖은 금액을 받아낸 조준구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으며 나귀를 타고 답답하기만 했던 마을을 빠져나갔다.

(중략)

김서방은 급히 나간다.

‘강포수는 와 찾으시까. ’

조준구가 엽총을 구하려고 서울 올라간, 그 내력을 모르는 김서방은 지리산에 구천이가 있다는 마을의 소문이 마음에 께름했다.

‘설마…… 그거는 그렇고 망나니 겉은 그 인사를 불러다가 우짜실라 카는지, 나도 양반입네 하믄서 고분고분하지도 않을 기고, 나으리는 나으리대로 성미에 하인 다루듯 하실 기고 시끄럽게 되지나 않을란가 모르겄네. ’

평산의 집에 내려갔으나 집은 비어 있었다.

토지 1권 : 박경리 대하소설 | 박경리 저

*최치수의 심부름을 받은 조준구, 김서방
엽총을 구하러 떠난 조준구
김평산을 찾아 떠난 김서방
강포수를 찾아 떠나는 김평산
최치수의 한 마디에 움직이는 사람들

최치수는 무슨 생각으로 이들을 떠나 보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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