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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

T150615 마을활동 1주차

"평등 경제 시스템" 제1일차


  드디어 "마을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평등경제시스템을 경험하는 첫 날입니다. 학생들에게 간단하게 '평등경제시스템'의 특징과 '마을통장' 기록 방법을 안내해주고서 '마을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더불어 '문구점'과 '마트'에서 일어난 웃지 못할 이야기와 인생역전 복권 1등 당첨 학생의 사연, '나만의 직업 장부 꾸미기', '오늘의 활동 소감문'을 나누도록 하지요^^


1. '평등경제시스템' 시작하기


  '개인'의 자유(주소이전, 사유재산 등) 보다 '사회'의 공익과 분배를 우선시 하는 '평등경제시스템'에 대한 특징을 간단하게 안내를 한 후 소득 '수당'과 '세금' 납부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마을통장'과 '직업장부'를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준 후 학생들 개인에게 직업수당(5일분)을 일시불로 2,000냥 지급하여주자 모두다 환호성을 지릅니다. 이어서 매일 지급하는 수업수당도 500냥을 지급해주자 교실이 떠날듯이 기뻐합니다. 그러나 바로 임금에 대한 '세금'을 20% 부과하자 우울모드로 바뀝니다. 마침 수학시간에 '백분율'을 학습한지라 실제적인 수학-사회 연계 수업이 되었습니다.




2. 분주한 '마트'와 '문구점


  지난 주 금요일에 장만한 물품들에 가격표를 붙이느라 '마트' 담당과 '문구점' 담당 친구들의 손이 분주합니다. 담당 학생들은 '물품 구매 영수증'을 참고하여, 낱개 가격을 매기며 포스트잇에 물건 가격을 붙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슈퍼마켓 담당 학생들의 개업 준비>


<문구점 담당 학생들의 개업 준비>


* 에피소드 : 엉겹결에 마음껏 먹은 '젤리'

  문구점과 마트의 물건 가격을 정하기 전에 드림타임(1-2교시 후 30분 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담임인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마트와 문구점에서 물건을 사서 '젤리'를 먹고, '선풍기'를 샀었습니다. 후에 제가 알고나서 물건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물건을 매매 하였으니, 모든 물건을 반납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미 물건을 구입한 친구 중 문구류는 반납이 가능했지만 '젤리'와 같이 먹는 제품을 사서 뱃속 깊이 집어 넣은 친구들은 낭패를 보았습니다.

  도로 뱉을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아이들에게 얼마에 샀나고 물었더니, 마트 담당이 10냥에 팔았고 1+1으로 하나 더 주어서 8개를 먹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낱개 가격을 매겨보니 개당 200냥이었습니다. '젤리'를 먹은 학생들에게 '마을통장'에서 먹은 물건의 가격만큼 지출을 할 것인지, 해당 금액만큼 물건을 사올 것인지 물었더니, 1~2개 먹은 아이는 그냥 '마을통장'에서 지출을 한다고 하였고, 아주 많은 양을 먹은 두 여학생의 경우는 해당 금액만큼 물건을 사와서 보충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200냥 짜리 8개 먹은 학생은 1600냥을 '마을통장'에서 지출을 해야하니, '파산'직전인 상황이 될테니, 울며 겨자먹기로 먹은 양만큼 물건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조금씩 '마을활동'의 마력에 빠져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대목이네요!!



2. 분주한 '마트'와 '문구점


 지난 주 '복권 용지' 디자인을 의뢰했더니 아래와 같이 멋진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시작하는 '복권 추첨'을 하려고 아이들에게 복권 구입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돈을 안쓰고 아무것도 안하려고 해서 선생님도 복권 2장 구입했다고 하며 복권 구매를 장려했더니 하나둘씩 복권을 100냥에 구입하였습니다.

복권 용지 >


  복권 기금이 조성되면 복권 기금에서 1등은 50%, 2등은 30%, 3등은 20%의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하였씁니다. 잔뜩 기대 반, 혹시하는 마음 반으로 복권을 구입하였습니다. 복권 용지 상단에는 1~10번 번호를 '숫자'로 기입하고, 아래 칸에는 '한글'로 기입하도록 하였습니다. 복권 장부에도 학생들이 희망하는 '숫자'를 기입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복권 뒷장에는 복권 담당 학생의 서명과 구입 날짜를 기록하도록 하였습니다.


< 추첨 희망 숫자를 기록한 '복권 용지' >


< 복권을 구매자와 추첨희망 번호를 기록한 '복권 장부' >


< 복권 추첨 시간이 임박하자 하나 둘 씩 복권 구매를 하고자 모여드는 아이들 >


< 복권 용지와 복권 구매를 위해 줄을 서서 구매를 하는 아이들 >


< 복권 추첨을 앞두고 자신의 복권 용지를 유심히 쳐다보는 여학생 >


< 복권 추첨을 하는 오늘의 주인공 >


  복권 추첨은 담임 선생님인 저와 복권 담당 학생, 오늘의 주인공인 여학생 총 3명이 추첨하였습니다. 복권을 구입한 학생들은 복권 추첨볼을 뽑을 때마다 환호성과 함께 한숨 소리도 나왔습니다. 설마 1등 당첨자가 나오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제1회 복권 추첨 시 3개의 추첨볼을 맞춘 학생이 등장하였습니다.

  1등이 된 이*별이란 여학생은 이 돈을 안쓰고 잘 모아둘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 여학생이 복권으로 적립한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몹시 기대가 되는데요. 추후 그 진행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 번호를 뽑는 오늘의 주인공 >


<  오늘의 복권 1등 담청자의 복권 용지 >


< 오늘의 당첨 번호 1,4,2번과 복권 기금 3,200냥 >



3. 나마의 '직업 장부' 꾸미기


  학생들이 선택한 직업에 대한 애착을 심어주고자 쉬는 시간마다 자신의 장부를 예쁘게 꾸미면 상점으로 도장을 1~2개 찍어준다고 하자 아래와 같이 작품을 만들어 온 학생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상점 도장은 1개에 30냥을 준다고 하였고, 상점 도장 5개를 모으면 200냥을 적립해준다고 하자 조금씩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 슈퍼마켓 담당 학생의 직업 장부 >


< 상금 담당 학생이 꾸민 '상금 장부' >



4. 오늘의 활동 소감문


  '마을활동' 첫날을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고 보니, 아이들의 소감을 들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6교시 독서퀴즈대회를 하고 남는 시간에 '소감문'(학급 글쓰기 공책인 17*17칸 공책)을 쓰는 학생에게 '상점 도장' 2개 이상 찍어 준다고 하자 한 두명씩 눈치를 살피더니 자신의 '글쓰기 공책'을 가져가서 하루 소감문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의 생생함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아이들의 생생한 느낌을 읽고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1) 슈퍼마켓 담당 임*효 학생의 소감문

    친구들이 마트 물건을 비싸다고 하여 마음이 많이 상했지만 함께 마트를 담당하는 친구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고, 그 친구와 마을활동 놀이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소감을 이야기 합니다.



 2) 문구점 담당 김*진 학생의 소감문

    평등 경제 시스템이라 가격을 조정할 수 없어 손님이 없을 것을 걱정함과 동시에 복권을 구입해서 3등이 되었지만 수익률은 투자(100냥) 대비 60냥 밖에 안되어 아쉽고 짜증났다고 합니다. 그래도 3등이라도 되어서 다행이며 매일 복권을 사서 1등을 할 것을 기대하네요^^



  4) 상금 담당 유*린 학생의 소감문


    이 학생은 '복권 용지'를 디자인 한 친구입니다. 평상시 생각이 깊은 친구로 소감문도 역시 철학적입니다.

  "(사람들은) 대박 나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쪽박이 난다. 본전도 못 찾는다는 것이다. 복권이나 과자는 우리에게 이득을 주지 못한다."

    이 학생은 '복권'을 구입하지 않았답니다. 그저 친구들이 사행심과 투기심에 이끌려 사는 모습을 보고, '복권'을 초월한 어른스러운 답을 쓰고 있네요. 오늘 짧은 마을 활동 체험을 통해 이 학생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까요? 300자 이하로는 표현하기 힘든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것 같습니다^^



  5) 상담 담당 정*연 학생의 소감문


    이 학생은 드림타임 때,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을 당시 마트에서 200냥 짜리 '젤리'를 싼 가격(10~20냥)에 8개 정도 구입하여 먹어버린 친구입니다. 그래서 해당 금액인 1600냥 만큼 물품을 가져오기로 한 학생입니다.

  그런데 사정이 참 딱 합니다. 아빠의 생일 케이크를 사서 생일 파티를 하려고 용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싸다고 마구 사먹었던 '젤리' 때문에 용돈을 많이 잃게 된 상황에 놓인 학생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내일 이 학생들의 '젤리'값을 좀 탕감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끝으로 이 학생의 고백은 이렇네요.

  "먹을 거에 욕심을 내면 안되겠다. 다음부턴 먹는 거 줄이기"



 6) 오늘 로또 대박 1등의 주인공, 상담 담당 이*별 학생의 소감문


    이 학생은 평상시 시니컬하고 언행이 거친 편에 속한 학생이었습니다. 학교 스포츠 클럽을 하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씩씩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 학생이 '마을활동'이 시시하다며 참여를 안한다고 하면 어쩌지 했는데, 시작 전 부터 너무나 열정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마트나 문구점 친구들이 물건에 가격표를 붙일 때, 말 없이 다가와 도와주며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제가 너무나 대견스러워서 '상점 도장'을 찍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더욱 신이 나서 오늘 하루 에이스 역할을 하더군요. 도움반 친구의 '마을통장'정리도 도와주고 말이지요.

  
    그랬던 이 학생이 오늘 '복권' 추첨 결과 1등을 했지 뭡니까? 너무나 재미난 광경이었습니다. 평상시 수업 시간에 그렇게 즐겁게 참여하지 않던 어른 흉내를 내던 이 학생이 신이 나서 참여를 합니다. 역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역할이 주어지고 동기가 부여되면 시키지 않아도 참여를 하네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지 못하고 편하게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 학생도 '젤리'를 싼 값에 7개나 먹다가 타격을 입은 학생입니다. 그래서 운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생 역전이 되니 기분이 좋았나보다.

  
    "첫날인데도 벌써부터 재밌고, 기대가 된다. 다음 주에는 사업자 등록을 해서 엑셀 카페를 해봐야겠다."



  오늘 하루를 정리하다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네요. 내일 모레 동료장학 공개수업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것은 손도 못대었네요...!

  그래도 애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니 저도 신이 나네요. 저의 부족한 교실 살림살이 참고하셔서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시길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을활동 1주차 평등경제시스템의 2일차에는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저도 집으로 돌아가야겠어요..!!

  그럼 내일 뵙지요...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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