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스크루테이프가 보내는 31통의 편지>

#01. 생각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라.

환자를 교회에서 멀리 데어 놓기에 가장 좋은 협력자는  
논증이 아니라 전문용어란 말이다.

그러니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시선을 감각적 경험의 흐름에 붙들어 두어야 해.
그것이야말로 '실제의 삶'이라고 믿도록 가르치되,
'실제'가 무슨 뜻인지는 절대 묻지 못하게 하거라.


이제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친숙한 일상에 눈이 팔려,
생소하기만 한 미지의 존재는 믿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그러니 계속해서 사물의 일상성을 환자한테 주입해야 해.



꼭 한 가지만 명심해 두거라.
기독교에 대해 방어를 하겠답시고
과학(그러니까 진짜 과학)을 활용하려 들면
절대 안 된다는 사실 말이다.
과학은 결국 네 환자를 부추겨 손으로 만질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사색하게 만들고 말게다.



만일 환자가 계속 과학을 가지고 장난치려 들거든,
경제학과 사회학을 들이파게 하거라.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의 소중한 '실제의 삶'에서 멀어지는 것만큼은 용납하면 안 돼.


너의 임무는 환자의 곁을 지키며
그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02. 교인 때문에 실망을 느끼게 하거라.

네 환자의 몸에 배어 있는 습관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직은 우리에게 전적으로 유리하지.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실제 얼굴 사이에서
환자를 오락가락 헷갈리게 만들라구.



지금은 모든 것이 막연한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키거라.





교인이 되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실망감이나 맥 풀리는 느낌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