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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003/ 정여울의 미디어 아라크네/ 재능의 발견 (2018.10.11.)


  "지금은 내 수업을 함께하는 학생들에게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능은 광에서 곶감 꺼내 먹듯 정해진 분량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재능은 뜻밖의 타인과의 부딪힘을 통해, 알 수 없는 세계와의 충돌을 통해, 감당할 수 없는 사건과의 조우를 통해 매일매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제련되고 폭발하고 잉태되는 것이라고. 

  재능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무구한 집중에서, 낯설고 어이없는 타인을 만나 그를 미치게 사랑하는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나 아닌 나'를 향해 질주하는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그러므로 우리의 문제는 재능을 발견하지 않으려는 아집과 태만에 있는 것이지 재능의 유무 자체가 아니라고. 누구도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는 재능을 가질 순 없는 것이 아닐까."

- 정여울의 <미디어 아라크네> 중에서



  오늘 학생들의 연주회에 참석하여 그들의 연주를 감상하였다. 발표곡 중에서 사춘기 시절부터 즐겨듣던 비틀즈의 'Yesterday'라는 곡을 들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노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긴 했어도 어떤 의미의 가사였는지 궁금해하지도 찾아보지도 않았던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렇게 스쳐지나간 무수히 많은 명곡들이 있었겠지. 이제는 노래 가사말이든, 책 속 명언이든, 영화 속 주인공들의 대사이든지 간에 예전처럼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아야겠다. 찬찬히 들여다 보고 그 속에 숨은 의미를 곱씹어보아야겠다. 너무 가볍게 흘려보내지 말아야겠다.

  학생들의 'Yesterday' 연주곡과의 조우를 통해 나의 재능이 무엇인지를 발견되고 잉태된 것 같아 오늘부터 다시 설레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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