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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프로젝트 1일차


  2004년 5월 31일 첫 발령이후 교육경력 10년차가 되는 2015학년도 6학년 학급담임을 맡게 되었다. 3년 만에 담임으로 복귀하는 해이며 세 번째 6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최근 들어 기피하는 6학년 담임을 나도 많이 피하며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 학년인 6학년은 아이들과 참으로 많은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의미있는 활동과 가르침을 할 수 있는 뜻깊은 시기임은 틀림없다. 그러기에 올 2015학년도는 매우 많이 기대가 되고 두렵기도 하다.



#1. 선배의 축하 메시지로 시작하는 첫 만남


  간만에 담임교사로서 제자들을 만나는데, 기대반 떨림반의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설 아이들에게 편안함과 기대감을 심어주고자 제자 중 한 명에게 미리 '축하 메시지'를 부탁했었다.  

  이 글을 썼던 제자와 읽는 제자들이 담임교사 한 사람으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만나게 되고 하나가 되는 의미있는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졸업한 제자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



#2. 열 번째 제자들과의 '첫 만남', 그들과 발맞추고 눈맞추다.


  '제자들과 어떻게 의미있는 첫 만남을 가질까?'라는 고민은 많은 선생님들이 한다. 나또한 제자들과 특별하고 의미있는 첫 만남을 가지고자 기존 나의 경험과 여러 선배 교사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6학년의 첫 날은 준비와 예상과 달리 아주 많이 시간이 부족하였다. 3월 2일 1교시 첫 만남을 시업식 행사로 시작하여 2교시 1학년 입학 축하 행사 참여와 더불어 3교시 입학식장인 체육관 정리 봉사활동으로 하루 4시간 중 3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아주 중요한 첫 날 준비한 것에 비해 아주 많은 것들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도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욕심을 내지 않기로 다짐하고 시작하였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른 무엇보다 담임교사와 학급제자들과의 '관계'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하였기에 마음의 큰 부담감이 줄어 들었다. '관계'가 깊어지거나 자라지 못하면 내가 가르치는 모든 것들이 공허한 울림이 될 것이 자명하기에 아이들이 준비된 만큼 그들과 발맞추어 걷기로 하였다.

<2015학년도 입학식 장면>


#3. '소품과 예화'로 시작한 특별한 학급, 색연필처럼 다채롭고 밴드처럼 어루만지길

  

  '지니샘의 행복한 교실 만들기' 책자와 원격연수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 중 '소품'을 이용한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학급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 '색연필'과 '밴드' 이야기를 제자들과 처음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로  세 명의 학생에게 12색 '색연필'중 자신이 좋아하는 1개의 색연필을 뽑아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한 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저 보았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너무 단조롭고 재미없을 것 같다고 하였다. 검정색연필을 뽑은 한 남학생은 자신이 생각해도 깜깜한 그림이 연상이 되었는지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아이들의 답변을 이어서 우리 학급도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진 친구들로 이루어졌으며, 그런 친구들과 함께 그려갈 2015년 한 해가 너무나 기대가 된다고 하면서 우리 함께 다채롭고 풍성한 우리 학급만의 그림을 그려가자고 제안하였다.

  

  두 번째로 보건실에서 긴급하게 제공받은 '밴드'를 보여주며, 몸에 난 상처에 붙여서 아픈 부위를 보호하고 빨리 나을 수 있도록 돕는 '밴드'처럼 선생님도 여러분의 마음에 난 상처를 감싸주고 빨리 나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하였다. '여러분도 선생님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밴드'와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 해주며 우리 학급만의 공감대를 만들어 갔다. 


<교육철학과 학급급훈에 대한 이야기 나눔>



#4. 아이들이 스스로 꾸며 갈 교실 환경을 기대한다.


  담임교사 한 사람이 꾸미고 준비하기에는 학급 교실은 너무나 넓고 무언가 의미있는 것들로 채울 공간이 많다. 게다가 학급 교실의 주인이 아이들이라고 말한다면, '교실을 어떻게 꾸미고 무엇으로 채워갈 것인가?'라는 질문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담임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장 내일부터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학급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전에는 나 혼자 디자인하고 아이들에게 내가 원하는 학급을 꾸밀 수 있도록 명령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우를 범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묻고서 그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가며 성취해가는 기쁨을 맛보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


<제자들이 꾸미고 가꾸어 갈 아직은 텅 빈 교실>


<교실 전면 환경판에는 아이들이 만들어 가길 원하는 학급 가치 덕목을 선정하여 게시할 계획이다>


<무슨 이야기로 채워갈 지 기대되는 교실 뒷편 작품 게시판>


  학생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학교물품이나 학습준비물을 함부러 다루거나 낭비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아 잔소리를 하거나 꾸지람을 늘어놓기 일쑤이다. 특히, 교실 책상은 자신들이 1년간 사용하다가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데,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교실 책상에 낙서하고 칼로 파는 행동들을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책상 실명제를 실시해볼까 한다. 책상마다 아이들의 번호와 이름을 붙여 두었기에 아이들이 책상배치를 바꾸거나 짝이나 모둠을 바꿀때에도 자신의 책상을 1년 동안 그대로 가지고 이동하게 해서 자신의 물건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려는 생각이다.



#5. '끝도 시작같이 남도 나와 같이' 급훈처럼 '성실'과 '존중'의 날개를 활짝 펴기


  오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학급 급훈'을 이야기 해주었다. 처음 시작했던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하므로서 '자신감'의 날개를 펴고, 나 자신이 소중하기에 다른 친구도 소중하게 여기는 '존중'의 덕목을 삶으로 실천하는 가운데 '자존감'의 날개도 활짝 펴도록 설명해주었다.

  오늘 하루 정신없이 시작해서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준비한 것들을 바탕으로 중요한 것들 몇 가지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첫 만남'은 참으로 의미있었다. '첫 만남'의 의미있는 시간들이 담임교사인 나 자신 뿐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갔기를 간절히 바라며 내게 주어진 남은 날들도 성실하게 준비하고 사랑으로 다가서자!


옹달샘아이들 10기를 맞이 한 옹달샘의 첫 번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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